[인테리어] 더 한옥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책 리뷰 _ 한 번은 살고 싶은 집, 한옥
도서명 ㅣ더 한옥
부제 ㅣ도심 속에서 다른 삶을 짓다
저자 ㅣ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출판사 ㅣ디자인하우스
출판일 ㅣ2023년 10월 30일
페이지 ㅣ224쪽
저자 소개
저자 :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A House Full of Happiness)
1987년에 창간된 《행복이 가득한 집》은 인테리어와 건축을 비롯해 요리와 패션, 문화와 예술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며, 일상을 디자인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을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잡지이다. 가십이나 스캔들 기사 없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잡지, 마음과 영혼에 양식이 되는 ‘셸터 매거진(Shelter Magazine)’을 지향하며 진정성을 담은 기사와 정선된 광고를 담아,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잡지 중 가장 많은 정기 구독자 수를 자랑한다.
이 책은 《행복이 가득한 집》에 실린 ‘한옥’에 대한 칼럼을 선별해 엮은 것으로, 사는 이가 저마다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아름답고 실용적으로 개축 또는 신축한 한옥을 기자들이 직접 찾아다니며 취재했다. 북촌 한옥마을의 전통 한옥을 고쳐 지은 살림집부터 1만m²가 넘는 대지에 첨단 소재를 사용해 새로 지은 한옥 호텔까지 스물네 채의 집을 속속들이 구경할 수 있다.
최근 출간한 『더 홈』은 《행복이 가득한 집》의 대표 칼럼인 ‘라이프&스타일’을 선별해 엮은 것으로 기자들이 건축, 공예, 인테리어, 교육,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의 집을 직접 찾아다니며 취재한 이야기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과 행복을 일군 스물두 명의 라이프스타일과 그들이 그 라이프스타일을 꾸려 가는 공간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저마다 살고 싶은 집, 꿈꾸는 일상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목차
들어가며
Chapter 1 취향대로 고쳐 사는 옛집
디자이너 양태오의 계동 한옥: 한옥에 살며 비로소 눈뜬 것들
이성당 김현주 대표 부부의 세컨드 하우스: 계동 골목에서 인생을 굽다
리빙 스타일리스트 민들레의 집: 옛집과 사적 취향의 조우
공간 아트 디렉터 정규태의 한옥 개조기: 오래된 도시에서 새로 쓰는 한옥
낙산성곽서길 도심 별장 ‘지금’: 디자이너, 지금의 한옥을 묻다
광고 아트 디렉터 김상주·카피라이터 배은영 부부의 효자 라운지: 작은 집에서 누리는 최대한의 즐거움
갤러리스트 홍송원·박담회 부부의 가회동 한옥: 풍경이 되는 예술
한복 디자이너 외희의 북촌 집: 안에서 빛나리
김태호·최수민 부부의 필운동 한옥: 기억의 집, 자연 속의 방
황오슬·김혜림 부부의 혜화동 한옥: 매일매일 한옥 스테이
작가 최희주의 한옥 작업실: 전통의 질감과 색감을 어루만지다
Chapter 2 전통 재료로 모던하게 새로 지은 집
미술 평론가 유경희의 서촌 한옥: 영혼까지 자극받아야 진짜 좋은 집
윤종하·김은미 부부의 집: 평온하고 자적한 삶을 위하여
백정숙 씨 가족의 화성 주택: 다시, 집으로
Chapter 3 사람이 오가고 문화가 흐르는 집
류효향 선생의 함양당: 한옥 마당에 차를 펼쳤다
서촌 정종미 갤러리: 자연과 사람, 예술이 만나는 자리
락고재 컬쳐 라운지: 검소하면서 화려한 현대식 사랑방
제주 카멜리아 힐의 향산 기념관: 동백 인생
부록 여유로운 쉼과 특별한 머묾, 한옥 스테이
종로 혜화 1938: 80년에 걸친 삶의 자취들이 혼재된 곳
북촌 노스텔지어: 형형색색 다양한 매력을 담은 독채 한옥
서촌 헤브레: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스웨덴 시골집처럼
영월 더한옥헤리티지하우스: 곳곳에 시선이 머무는 특별한 경험
해남 유선관: 자연을 벗 삼는 풍류 스테이
산청 율수원: 스스로 덕을 닦는 집
나오며
글쓴이·찍은 이
ㅣ 정말 머물고 싶은 한옥을 만나다
한옥은 그 자체로 완성이자, 하나의 거대한 공예 작품이다.
그래서 무언가를 덧붙이는 것도, 힘을 빼는 것도 쉽지 않다.
제가 꼭 한 번은 살아보고 싶은 곳이 바로 '한옥'입니다. 어릴 적 한옥은 아니었지만, 기와지붕이 있는 단독주택에 살았던 기억 때문인지 몰라도 한옥을 떠올리면 반갑고 정겹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옥이 모여있는 종로 어딘가,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하면 한옥들의 고즈넉한 느낌이 너무 좋아 이곳에 그대로 머물러 있고 싶다는 욕심도 내어 봅니다. 이렇게 한옥을 좋아하는 저인데요. 때마침 이번에 디자인하우스의 행복한 가득한 집 편집부에서 한옥을 주제로 한 책이 나왔다고 읽어보았습니다. 제목도 <더 한옥 (THE HANOK)>입니다.
책의 서문에는 한옥이라는 단어에 관한 설명이 있는데요. 한옥이라는 단어에서 '한(韓)'은 '하나'라는 의미도 있지만, '한가득', '한 아름'과 같이 '전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한가운데' , '한낮'처럼 '정점'을 뜻하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하늘도 땅도 하나이며, 우주도 하나입니다. 하나에서 모든 것이 시작하고 모든 것이 하나인 사상은 고대부터 줄곧 동북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넓게 공유되었다고 합니다. '옥(屋)'은 하늘에서 집 안으로 화살이 날아와 박힌 모습을 표현한 글자인데요. 화살은 하늘의 기운을 땅에 전달하는 매개체로 조상이나 신을 집에 모시는 것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두 한자의 의미를 결합하면 한옥은 '시작이면서 모든 것이기도 한 생명 정신을 담은 집'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말로 멋진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집이, 그냥 보금자리가 아닌 자연과 일치된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는 거 같습니다.
<더 한옥 (THE HANOK)>에서는 아파트와 비교해서 한옥이라는 그릇은 무엇인지 다른 지도 묘사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 비교점도 너무 좋았습니다. 우선 50년 된 아파트를 상상하면 낡았다는 생각이 들지만 80년 된 한옥은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시간을 더할수록 가치를 더하는 것이 클래식, 즉 전통의 힘인 것입니다. 두 번째로 도시에 살면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건물 내부에서 보내게 되는데 외부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의 결핍은 몸과 마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옥은 집 마당이 있어 닫힌 공간에서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고, 복잡한 머릿속을 비울 수도 있는 것입니다.
<더 한옥 (THE HANOK)>에서 소개되고 있는 집은 오래됨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한옥에 대한 시도들을 한 곳들입니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해서 현재를 튼튼히 지지하는 이 집들은 어떤 집들인지 책을 통해 만나보면 좋을 거 같습니다.
전통의 한옥은 과거의 생활 방식에 맞추어지었기 때문에 현대 기성 가구와 가전을 두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책에 등장하는 한옥들의 생활방식과 인테리어를 보고 있으면 집에 가구를, 공간에 생활을 맞춰 살아가는 이야기를 많이 보게 됩니다. 저는 이런 공간들의 이야기를 보는 것만으로 넓지 못한 공간의 답답함을 느끼기보다는 절제된 생활의 편안함을 보게 되는 거 같습니다.
많은 것들로 채워가는 것이 아니라, 정말 삶에 필요한 것들을 놔두고 살아가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현대의 삶이 이미 복잡한 것들로 많이 채워져 있는데, 한옥은 그런 현대의 삶을 부정하는 것처럼 부족한 것도 넘치는 것도 없이 딱 있어야 할 공간과 있어야 할 자리만을 남겨두고 있는 거 같습니다.
물론 모든 한옥이 작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는 한옥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는 한옥들을 찾다 보면 큰 한옥이 아닌 작은 한옥을 만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꿈에 그리던 한옥을 찾아서 살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많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맥시멀리스트에서 미니멀리스트로 체질을 바꿔야지 살아갈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고 이런 한옥에 사는 걸 불평하지도 않습니다.
도리어, 이사 와서 보니 여전히 마당은 짐으로 가득했고, 살아가면서 참 불필요한 것을 많이 가지고 살았다고 느끼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은 한옥에 살고 있는 부부는 한옥에서 산다는 건 비움의 연속이었지도 모른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한옥은 그 자체로 비움의 미학을 담고 있으므로 잠시 여행을 온 것처럼 머무를 때만큼은 온전히 머리와 마음을 비울 수 있는 집, 그래서 다시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집, 겸손하게 비어 있기에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있는 것입니다.
저도 책에 나오는 집을 보면서 비움의 미학을 담은 한옥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들었습니다.
한옥에 살고 싶지만, 한옥에 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한옥 호텔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책에는 한옥 호텔도 소개되고 있는데요. 북촌 노스텔지어입니다. 노스텔지어는 한옥 호텔 브랜드인데요. 복촌의 대표적 풍경을 보여주는 가회동 31번에서 운영 중입니다. 노스텔지어를 기획한 박현구 대표는 한국에서 다양한 한옥 스테이에 묵어 봤는데, 기대한 한옥과는 많이 달랐다고 합니다 한 집에 여러 팀이 묵는 형태라 프라이빗한 공간이 한정됐고, 저녁 8시 이후에는 정원에 나가 대화를 하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금지해 한옥 스테이의 고즈넉함을 만끽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스텔지어는 독채 한옥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저도 책에 소개되고 있는 노스텔지어를 보면서 꼭 한번 방문해서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까지 좋아했던 한옥에 더 빠져드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집에 누군가의 집이 아닌 나의 집이었다면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사진과 글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시간이었지만, 언젠가는 대리만족이 아닌 직접만족을 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평소에 한옥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책 <더 한옥 (THE HANOK)> 꼭 한번 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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