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 (박찬희)
책 리뷰 _ 디자이너의 생각
도서명ㅣ종이 위의 직관주의자
부제ㅣ단순하고 사소한 생각, 디자인
저자ㅣ박찬희
출판사ㅣ싱긋
출판일ㅣ2023년 12월 07일
페이지ㅣ328쪽
저자 소개
저자 : 박찬희
홍익대학교와 영국왕립예술대학원에서 디자인을 공부했고, 페라리의 디자인하우스로 알려진 피닌파리나를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를 거쳐 현재 뮌헨에 위치한 전기차 니오의 디자인센터 수석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글쓰기와 사진을 통해 언제나 새로운 생각의 시도를 이어오고 있는 그는 2023년 독일 LFI(Leica Fotografie International) 이달의 사진에 사진 작업이 소개된 바 있고,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GQ〉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딴생각―유럽 17년 차 디자이너의 일상수집』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버찌나무로부터
1부 설레지 않으면 디자인이 아니다
디자인은 ‘상자’다
모두가 디자이너다
잘 빠진 ‘신상’의 탄생─디자이너라 불리게 된 이유
디자인이 예술인가
끊임없이 창작해야 하는 이유
2부 호기심을 위한 변명
안다 VS 안다─지식과 지혜
즉흥적 발상의 힘
옳고 그름에 대하여─회를 먹는 몇 가지 방법
정답은 없다─고어텍스와 장모님의 손뜨개
꿈의 구체화
3부 믿어도 좋은 당신의 직관
첫사랑만큼 강렬한 첫 생각
원조가 최고인 이유
더 단순해져야 한다
일단 그리고 쓰자
잃어버린 시간과 공간─할머니는 나를 쓰다듬었다
4부 긍정이 문제를 해결한다
고독의 힘
따뜻하게 오해하는 마음
욕망이 그리도 나빴나?─창을 크게 내는 마음
긍정이라는 불빛─자동차의 지붕
모르는 게 나을 수 있다
5부 거리가 필요한 이유
전체를 살피는 눈─생각의 지휘자
타인을 통해 그려내다
사물의 거리, 마음의 거리
짝퉁의 가치─진짜가 아닌 나와의 거리
자연스럽다는 말
6부 디자인은 사소함을 만들어내는 일
취향, 누구의 것인가?
편리는 습관을 이기지 못한다
보편의 이해─빤한 것이 중요하다
낯선 밥알로부터 온 생각─싫고 좋은 감정에 대하여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첫눈 내리던 날
에필로그: 쓰고 그리며 나 자신에게 귀 기울이기
ㅣ 디자이너는 무슨 생각을 할까?
모든 게 우리 손안에 미치는 거리에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을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IT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직군이 있는데요. 구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겉으로 보고 이야기를 해보면 이 사림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거의 90% 이상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건 바로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입니다. 정말 오래도록 같이 일하고 있고, 정말 대화도 많이 하는데요. 왜 이렇게 다를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참고로 저는 기획자로 일 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 중에서 가장 속을 알 수 없는 것이 디자이너입니다. 사실 개발자도 속을 알 수는 없지만 일의 결과물이 개인적인 취향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없기 때문에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요구하는 내용 그대로 잘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디자인은 다릅니다. 동일한 내용에 관해서 요구해도 거의 100% 다른 결과물이 나옵니다. 대화를 하고 있어도 개발자들은 사람이 달라지더라도 거의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는 동일한 내용에도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물론 디자이너의 그런 생각들이 싫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디자이너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이 나온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리고 가끔은 디자이너들이 멋지다고도 생각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들의 사고가 궁금합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디자이너의 생각이 궁금해서 읽은 책입니다.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라는 제목부터 디자이너의 분위기가 풍겨오는 거 같습니다.
저자는 박찬휘 님입니다. 미대로 유명한 홍익대학교와 영국왕립예술대학원에서 디자인을 공부했고, 페라리 디자인하우스로 알려진 피니파리나를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를 거쳐 현재 뮌헨에 위치한 전기차 니오의 디자인센터 수석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는 저자가 일상에서 경험하면서 느꼈던 일들에 관한 일상적인 이야기들입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에 관한 본인들의 의견이며 속마음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꾸밈이 많은 사람의 꾸며진 이야기를 보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에 거부감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는 디자이너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담백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문체가 담백하다니보다는 저자의 생각들을 담백하게 쏟아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만큼 솔직한 본인의 생각을 책에 담은 거 같습니다. 또한 사소하지만 살아가면서 경험했던 현상과 상황에 관해서 많은 생각을 한 거 같습니다. 그런 것들이 책을 읽는 사람에도 영향을 주어 내 삶의 현상과 상황에 관해서도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거 같습니다.
책에는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는데요. 저는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바로 '더 단순해져야 한다'입니다. 점점 경력이 쌓여가면서 아직 잘 못하는 것은 빈 곳을 채우려고 하는 노력입니다. 단순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욕심 때문에 단순해지는 것이 잘 안 됩니다. 디자인에서도 이 단순함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데요. 저자도 지난 십수 년간 가까이 디자인 품평을 할 때마다 언제나 들어오던 말이 바로 "제발 좀 단순하게 하자."라고 말합니다. 또한 저자도 수많은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단순하게 좀 하지'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저도 제 포트폴리오는 정말 많이 채워놓고는, 다른 사람의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왜 이렇게 많이 채워 넣었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자는 단순함이 어려운 이유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바로 인류의 의식을 지배해 온 생산성이란 산업적 관념이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고 비워두면 멈추는 일은 비효율적이며 게을러 보일 것이라는 강박을 더욱 공고히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단순해져야 하는 이유에 관해서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첫째는 단순함은 개인의 취향을 떠나 모두가 멈추게 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단순함이 디자인이나 작가의 창의성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셋째는 단순함이 바쁜 모두를 돕는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넷째로 단순함은 오랜 생명력을 불어넣기 때문인데요.
단순함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아직도 단순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제 모습을 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함은 노력의 결정체이자 고뇌의 결실입니다. 이 정도면 되었겠지라고 밤새워 고민하며 더 덜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눈 좀 붙이고 다시 일어나서 한 번 더 빼야 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들이겠다는 생각에 읽어 나간 책이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였는데요.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우리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또한 삶에 있어서 내가 놓친 것들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앞만 보며 달려가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한 번쯤은 주변을 돌아보며 잠시 생각에 빠져보라고 이야기하는 거 같습니다. 또한 저자처럼 글로 옮겨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깁니다. 저자도 쓰고 그리는 것은 스스로 체험하는 일이라고 했는데요. 저도 저자의 이런 생각에 너무 공감이 가는 거 같았습니다.
혹시라도 디자이너가 종이 위에 어떤 생각들을 글로 옮겨 놓았는지 궁금하다면 이번 책 <종이 위의 직관주의자>가 좋은 생각들을 전달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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