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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공부합시다_책 리뷰_음식과 함께 떠나는 인문학 이야기!

쿵야085 2021. 11. 2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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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공부합시다

책 리뷰_음식과 함께 떠나는 인문학 이야기

 

도서명ㅣ음식을 공부합니다
부  제 ㅣ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 ‘9+3’ 첩 인문학 밥상
저  자 ㅣ주영하
출판사ㅣ휴머니스트
출판일ㅣ2021.11.22
페이지ㅣ272

 

 

저자 소개

주영하
음식을 문화와 인문학, 역사학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연구하는 음식 인문학자. 마산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을,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1998년 중국 중앙민족대학교 대학원 민족학·사회학 대학에서 「중국 쓰촨성 량산 이족의 전통 칠기 연구」로 민족학(문화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 담당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07~2008년 일본 가고시마대학교 심층문화학과에서, 2017~2018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 아시아학과에서 1년간 방문교수로 지냈다.

저서 『음식전쟁 문화전쟁』,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음식인문학』, 『식탁 위의 한국사』, 『장수한 영조의 식생활』, 『밥상을 차리다』, 『한국인, 무엇을 먹고 살았나』 등은 주로 한국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살핀 책이다. 또한 저서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 『차폰 잔폰 짬뽕』, 『맛있는 세계사』와 역서 『중국 음식 문화사』, 그리고 감수하고 특집글을 쓴 『밀크의 지구사』, 『아이스크림의 지구사』, 『빵의 지구사』, 『위스키의 지구사』, 『차의 지구사』, 『초콜릿의 지구사』, 『치즈의 지구사』, 『커리의 지구사』, 『피자의 지구사』, 『향신료의 지구사』 등이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음식의 역사와 문화가 지닌 세계사적 맥락을 살피는 연구도 꾸준히 하고 있다.

 

목 차

책을 펴내며

1강 라?, 라멘, 라면?
knowhow 1. 이름의 내력을 따져라

2강 아이스크림은 축산물?
knowhow 2. 음식의 범주를 따져보라

3강 막걸리는 발명한 음식, 발견한 음식?
knowhow 3. 제조 과정의 핵심을 정리하라
TIP. 오래된 요리법을 찾는 법

4강 불고기의 기원은 평양불고기?
knowhow 4. 유행 시점과 장소가 기준이다
TIP. 근현대 간행물에서 음식 기사 찾고 읽는 법

5강 치즈에서 배운 두부의 발명?
knowhow 5. 오래된 문헌 기록도 의심하라

6강 평양냉면은 겨울 음식?
knowhow 6. 식재료의 확보 가능 시기를 파악하라
TIP. 농수산물의 역사 공부하는 법

7강 양념 배추김치 등장의 일등공신은 반결구배추?
knowhow 7. 시대별로 변하는 품종에 주목하라

8강 조선시대 잡채에는 당면이 없다?
knowhow 8. 특정 시기에 유행한 요리법을 모아라
TIP. 오래된 한글 요리책 읽는 법

9강 입하 전어에서 가을 전어로?
knowhow 9. 산업화로 즐겨 먹는 때가 바뀜을 알라

10강 설날 음식은 떡국?
knowhow 10. 언제부터 전 국민이 먹었을지 생각하라

11강 전주비빔밥의 유행은 서울에서부터?
knowhow 11. 유명해진 곳이 어딘지 찾아라

12강 베이징 올림픽과 짜장면?
knowhow 12. ‘만들어지는’ 음식의 전통에 속지 마라

에필로그
부록: 나의 음식 공부 이력서
참고문헌|이미지 출처 및 소장처

 

ㅣ  음식을 더 맛있게

음식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비주얼에 집중하면서 시각을 통해서 감상한 이후에 먹는 것과 후각을 통해서 먼저 맛있는 음식에 대한 향을 맡은 이후에 먹는 등의 방법입니다. 저는 이런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각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맛있게 먹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내부에서 경험한 것과 아는 것으로 바탕으로 한 음식에 대한 견해인 거 같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조금은 더 정확한 음식에 대한 인문학적인 지식을 담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 쓴 책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다음과 같은 분들을 생각하면서 작성하였다고 하는데요. 식품 관련 전공 대학생과 대학원생,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전공하지만 음식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대학생과 대학원생, 수시로 '먹방'의 작가로 차출되는 비정규직 작가, 음식 칼럼니스트를 꿈꾸는 MZ세대, 음식 칼럼니스트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싶은 4050 세대, 그리고 조금이라도 음식에 진심인 분들까지를 포함한다고 합니다. 

 

저는 위의 분류에서 전문적인 칼럼니스트는 아니지만 저의 블로그에 글을 쓰고, 지인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할 정도의 지식을 갖추는데 이 책을 통해서 노력해보고 싶습니다. 

 

참고로 이 책이 12장이 이유는 많은 책들이 조선시대의 왕이 12첩 밥상을 받았다고 쓰여 있지만, 실상은 조선시대 왕이 매일 12첩 밥상을 받았다는 역사적 기록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9첩은 중앙의 1과 동서남북의 8개의 방향에서 비롯된 것이라 합니다. 9가 부족하다고 여겨 여기에 3을 보탠 상차임이 12첩인데, 이런 오류에 관해서 책을 통해서도 전달하고 싶어 12장으로 정리했다고 합니다. 

 

ㅣ우리의 술, 막걸리는 발명한 음식일까?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하면 단순히 책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어떻게 음식에 관해서 공부하는지에 관하여 방법론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특정한 음식을 사례로 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자처럼 특정한 음식에 관해서 고민해보고 연구해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 예로 든 사례가 우리나라의 전통주인 막걸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외국에서 들어온 술들로 인해서 막걸리가 점점 밀리는듯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 몇 년 전이었는데 어느 순간 막걸리에 관한 관심이 전국민적으로 퍼지더니 특별한 막걸리들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에서도 막걸리에 관한 관심이 많아지고 점점 그 술의 매력에 빠져서 찾는 사람들 또한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럼 과연 이 막걸리는 어떻게 생겨난 술일까요?

 

그럼 우선 막걸리는 발견된 음식일까요? 아니면 발명된 음식일까요? 보통 술은 '전분 술'과 '당분 술'로 나뉜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당분 술'은 와인과 같이 우연히 발견된 음식입니다. 포도 껍질 속에는 타닌과 향기 성분, 그리고 발효를 일으키는 효모가 들어 있습니다. 이 효모가 자연발효를 일으켜 저절로 와인이 된 것입니다. 우연히 발견된 음식인 와인은 사람들이 알코올이 함유된 당분 술을 여러 차례 반복하여 발견하자 점차 계획을 세워 만드는 제조법을 알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곡물류나 전분을 함유한 식물을 주원료로 만든 '전분 술'은 막걸리의 누룩 같은 발효제가 들어가야 합니다. 전분에는 당분이 거의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니다. 유럽에서 발명된 맥주의 주원료는 '맥주보리'라는 곡물입니다.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맥주보리 자체에 당분이 함유되어 있지만, 이것으로 맥아를 만드는 것은 바로 '발명'의 과정입니다. 

 

막걸리는 전분 술에 속합니다. 따라서 맥주는 막걸리와 닮은 술입니다. 다만 맥주와 달리 막걸리를 만드는 데는 반드시 누룩이 필요하다는 점은 다릅니다. 그래서 맥주는 확실히 대한민국에만 있는 발명된 음식이라고 불릴만합니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음정 음식의 기원지와 전파를 둘러싸고 논쟁이 잦습니다. 특정 음식이 '발견된 음식'인지 , 아니면 '발명된 '음식'인지를 따져보면 그런 논쟁이 불필요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을 따지기 위해서는 제조 과정을 핵심을 정리해야 합니다. 제조 과정의 핵심을 정리하면 와인에는 누룩이 필요 없지만, 막걸리에는 누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습니다. 

 

ㅣ 새해에는 당연히 떡국?

새해면 당연하게도 떡국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언제부터 우리의 민족은 당연하게 떡국을 먹고 있는 걸까요? 이 저자의 가설은 우선 명절 음식이라도 전 국민이 먹게 된 지 오래되지 않았다는 가설에서 출발합니다. 떡국도 송편도 전국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국인에게 음력 1월 1일 설날에 무슨 음식을 먹냐고 물으면 대부분 '떡국'이라고 답할 것입니다. 떡국이 어떤 음식인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잘 알듯한데요. 지금은 '떡국떡'을 사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설날을 앞두고 집에서 멥쌀을 물에 불린 다음 그것을 들고 떡집에 가서 가래떡을 만들어 와야 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몇 년 전 대학원에 다니는 제자들과 함께 설날 차례에 떡국을 올리는지, 떡국을 먹는지 등의 내용으로 여러 지역 출신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는데요. 여기에서 경상북도 포항 출신인 팔순 할머니는 1950년 중반 김해로 이사하기 전까지 떡국이란 음식을 몰랐다고 했다고 합니다. 순천, 담양, 장성, 화순, 영광, 무안 등의 일부 마을에서는 설날에 떡국을 먹지도 차례에 올리지도 않았다고 하며, 제주도도 화산 토양이라 1970년대 이전만 해도 벼농사를 지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서 적어도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이전까지만 해도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북도의 해안에 가까운 지역과 제주도에서는 설날에 떡국을 먹지도, 차례에 올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도대체 언제부터 전 국민이 떡국을 먹기 시작했을까요? 저자는 1970년 7월 7일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전국이 일일생활권 안에 들어옴으로써 문화적 균질화의 시작을 알렸을 거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서 향토음식이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계기가 되었을 거라 추측하는 거 같았습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서 우리가 '한국음식'이라고 부르는 것 중에 떡국과 비슷하게 특정한 지역 음식이 전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ㅣ 음식에 대한 고찰과 재미

이 책을 읽는 내내 그저 먹는 것을 가지고도 이렇게 많은 것에 관해서 생각하면서 먹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음식들에 관해서 다시 한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는 사소하지만, 누구에게는 재밌을 거 같은 음식에 관한 이야기들을 알고 있다면 내가 음식을 먹을 때 더 재밌게 먹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이런 상식들을 누군가와 함께 음식을 먹을 때 잘난 척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TV의 먹방처럼 재밌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먹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그리고 더 맛있는 것들을 먹기 위해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처럼, 음식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을 이해하는 것은 곧 인류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과 같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우리 인류의 역사가 어떻게 변화했을까 궁금하고 음식을 통해서 고뇌해보고 싶다면 '음식을 공부합니다' 책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인문학밥상 #음식을공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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