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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박균호]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_책 수집가가 전하는 책에 관한 수다

쿵야085 2021. 2. 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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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 박균호]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책 수집가가 전하는 책에 관한 수다

 

도서명 ㅣ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저   자 ㅣ박균호
출판사 ㅣ소명출판
출판일 ㅣ2021.01.10
페이지 ㅣ344

 

 

 

저자 소개

박균호

교사이자 북 칼럼니스트이다. 경상북도 상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25년째 중·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살아가고 있다. 《독서평론》,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웹진》을 비롯한 여러 매체에 청소년을 위한 독서 칼럼을 연재했다. 지은 책으로는 《오래된 새 책》, 《아주 특별한 독서》, 《그래도 명랑하라, 아저씨!》, 《수집의 즐거움》, 《독서만담》, 《사람들이 저보고 작가라네요》,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읽기》가 있다.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한 2019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된 바 있으며,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관한 2019년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도 선정되었다.

 

목 차

프롤로그

『율리시스』는 어떻게 전설적인 작품이 되었나?
세계문학전집 1번에는 특별한 뭔가가 있다고?
등록문화재가 된 시집『진달래꽃』
책 사냥꾼, 북케이스에 집착하다『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주석 달린 책들
유럽 여행을 간다면 이 책들과 함께
알렉산드로 솔제니친을 서재로 모셔오기 『수용소군도』
같은 책을 두 번 사다『닥터 지바고』와 『음식과 전쟁』
아는 사람만 안다는 희귀본, 후장 사실주의 제1호
잃어버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4번의 행방은?『봄눈』
시인 이상이 장정한 시집 『기상도』
이토록 아름다운 화집『단원 풍속도첩』
희귀본 시집의 제왕, ??화사집?? 특제본
담배 한 갑 보다 싼 『샘터』와 그 특별한 저자들월간 『샘터』
‘북 박스’ 뒷통수 『피너츠 완전판 합본세트 1~5 : 1950~1960』(전5권)
제목에 숨겨진 이야기
나쓰메 소세끼가 디자인한 책 표지나쓰메 소세키 전집
편집자의 기분을 탐구해보자
조지 오웰, 돈을 위해서 서평을 쓰다『동물농장』
잃어버린 채대치를 찾아서『한 외교관의 러시아 추억』
평생 동안 고치고 또 고친 『광장』
책 사냥꾼의 보물섬, 고려원출판사『오에 겐자부로 전집』, 『영웅문』
밀리터리 덕후들이 사랑한 책『강철의 사신』
미셀 우엘백이 쏘아올린 번역의 문제『소립자』
편집자가 2년 동안 애타게 찾아다닌 책『죽음의 부정』
소명출판의 소명『문학의 논리』
새로운 지리 교과서용 동화『닐스의 모험』
암호문 같았던 작가의 일생『호밀밭 파수꾼』
윤동주 시인이 그토록 읽고 싶었던 시집『사슴』
국민시, 국민노래 〈세월이 가면〉은 어떻게 탄생했나
영안실 청소부, 책방을 차리다『죽음의 한 연구』
유령출판사에서 낸 신경림의 첫 시집『농무』
‘풍년상회’ 막내 따님의 추억『구멍가게』
조훈현, 가와바타 야스나리 그리고 바둑 명인『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바둑과 사람을 사랑한 민병산 선생『으능나무와의 대화』
영문학자 피천득의 빛나는 업적『내가 사랑한 시』
책을 너무 많이 사는 사람이 만나게 되는 문제
『성문종합영어』의 저자, 송성문 선생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ㅣ 책을 첫인상으로 판단하지 말라!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세련되어 보이지 못하는 책의 표지 탓일까 어느 오래된 나이의 독서광이 이야기하는 독서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그런 책인가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역시 이건 책을 잘 읽지 못하는 나쁜 습성이라는 것을 책을 읽자마자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읽기 시작한 책을 꽤 늦은 시간까지 집중해서 읽는 나를 발견하고 이 책이 들려주는 책 이야기들이 꽤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모두 읽고 나서 서평을 쓰는 순간이 되어서야 이 책의 출판사가 소명출판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책의 표지가 조금 더 이뻤다면은 이 책은 훨씬 더 좋은 책으로 평가받을 거야라고 투정 부렸던 저 스스로가 나쁜 사람이 되어 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높지 않은 학술서만을 1,900여 종 가까이 펴낸 출판사가 바로 소명출판사라고 합니다. 또한 팔리지 않는 학술서만을 내면서도 무려 1천만 원의 상금을 주는 임화 문학예술문학상을 후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느 출판사가 잘 팔리지 않을 학술서를 출판할지, 이 출판사가 아니었다면 1,900여 종의 학술서들은 세상의 빛 조차 보지 못했을 거 같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책은 사람과 같이 겉모습, 그러니깐 절대 겉표지만으로 평가받아서 안된다는 것입니다. 

ㅣ 책의 숨겨진 이야기들

이 책을 읽으며 통 들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초반부에 나오는 시집 진달래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너무도 유명해서 대한민국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들어봤을 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그 시 외에 김소월이라는 시인과 진달래꽃이라는 시집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에 관해서는 한 번도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유명한 책을 쓴 작가들의 비애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작 책을 낸 그 시점에는 유명해지지 못하고 훗날에 유명해지는 책 혹은 예술작품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TV를 통해서 가끔씩 듣기는 했었습니다. 김소월 또한 불과 33살이 나이로 자결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결하기 며칠 전 아내에게 '세상을 사는 것이 참 고달프구려'라는 말을 남겨다는 이야기를 보며 김소월의 얼마나 고단하게 살았는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김소월의 진달래꽃 초판은 200부 정도 찍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하는데, 현재 단 4권만이 소재가 파악된다고 합니다. 몇 천권에서 몇 만권씩 찍어서 출판되는 현재의 책들과는 너무 많은 차이가 나는 양인데, 이런 적은 양에도 불구하고 지금 현재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록 유명한 시집이 되었다는 게 신기하기 따름입니다. 

 

이런저런 진달래꽃이라는 시집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듣고 있잖니,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라는 시집을 만나게 된다면 바라보는 시각이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ㅣ 나도 책을 수집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는 많은 책들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을 수집하면서 생긴 다양한 일들에 관해서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데요.

그 이야기 중 하나로 민음사에서 나온 단원 풍속도첩이라는 책을 소개했습니다. 

 

단원 풍속도첩은 단원을 대표하는 25편의 풍속도를 원화의 90% 크기로 담아서 책의 제본을 우리나라 전통 제책 방식인 5 침 안정법을 사용하여 제본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책 방식뿐만 아니라 책등을 비단으로 감쌌다고 하며, 여기에 더해서 튼튼한 북 케이스까지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이 책을 수집하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질만한 책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책을 모르는 사람도 느껴질 만했습니다. 

 

이 책은 일찌감치 절판되었으며 지금은 정가의 두 배를 줘야 간신히 구할 수 있는 귀한 책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내용을 보면서 저의 서재에는 오래도록 보관하고 싶은 책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책들은 깨끗하게 잘 읽어서 중고서점에 팔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갑작스레 이 책에 나오는 문학적으로 가치 있는 책보다는 어렸을 적부터 소장하고 싶었던 '슬래덩크'라는 만화책이 떠올랐습니다. 무슨 만화책이냐고 웃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소장하고 싶은 책(만화책이지만) 생겼다는 것이 어디냐라고 대꾸하고 싶네요.

ㅣ 책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자.

이 책을 읽고 나서 책이 가진 다양한 배경 이야기들에 관심을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책의 배경 이야기들을 알고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책이라도 용기 내서 읽을 수 있을 거 같고, 힘들어도 참고 참으며 끝까지 인내를 가지고 책을 읽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은 책을 바라보는 시각을 다르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북으로 원하는 책들은 서점에 가거나, 택배를 기다리지 않아도 당장이라도 만날 수 있는 이 시점에 쾌쾌한 종이 냄새가 날지도 모르는 절판 책들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출판사들이 문학전집을 내면서도 사연이 있고, 책 제목에도 사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이야기에는 왜 관심을 가지지 못했는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책을 조금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거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나도 언젠가 이 책의 저자처럼 책 몇 권은 수집하고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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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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