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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관한 생각_직무편] 첫 사회생활의 시작, 교육 스타트업

쿵야085 2021. 8. 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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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관한 생각_직무편]

첫 사회생활의 시작, 교육 스타트업

 

지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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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봉 1,800만원, 사회생활의 시작

직장인으로 시작을 이야기하면서 연봉이라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조금 슬퍼 보이지만, 나의 첫 직장생활은 연봉이라는 단어가 빠질 수 없는 단어라고 생각을 한다. 첫 직장 생활을 교육 스타트업에서 시작을 하였고 정말 대학생 때는 상상도 하지 못할 연봉을 받으면서 시작을 했다. 

연봉이라는 것이 직장 생활의 모든 것이 아니고, 평생을 그 연봉을 받고 살아가지는 않을 테지만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계약서에서 확인한 내 연봉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1,800만 원....

월급으로 하면 136만 원 정도의 금액

 

그것도 3개월 동안은 수습 연봉으로 70%만을 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도 나는 수습기간을 한 달로 마무리했었다)

3개월 동안에 받을 수 있는 월급이 100만 원이 되지 않았다.

 

당시에 80만 원 세대라는 말이 유행을 했었는데, 내가 딱 그 말에 해당되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최저시급이 많이 올라서 동일한 시간을 일하더라도 그때 그 연봉보다는 더 높은 월급을 받으리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이해가지 않는 금액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최저 연봉 1,800만 원도 있었고, 1,600만 원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물론 이 정도의 연봉을 준다고 점심을 별도로 주는 것도 아니다. 

또 야근을 하게 되어도 야근비를 별도로 지급하지 않았고, 그나마 야근을 하면 지원을 해주는 야근 식대는 6,000원이었기에 주변에서 밥을 먹기 위해서 내 돈을 1,000원을 내지 않고는 먹을 것도 찾기 힘들었다. 

 

나는 11월 입사였기 때문에 연봉협상도 되지 못해서, 1년 3개월이 넘는 기간을 연봉 1,800만 원을 받으며 생활했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지금도 이직을 하거나, 직장생활을 하면서 중요한 기준 중에 하나로 연봉을 생각하는 게 이 시절의 힘듦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다. 

2. 버티고 버텨라!

앞서 말했듯이 연봉은 낮았지만, 일의 강도는 높았다. 야근은 일상이었고, 주말에도 일을 완전히 놓지 못하고 챙겨야 하는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기에 내가 버티고 버티면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나도 그만큼의 큰 대가를 받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정말 무식하게 생각될 만큼 버티면서 일을 했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 되돌아보면 생각해보면 야근을 한다고 해서 엄청 대단한 일들을 했던 것들은 아니었다. 

효율성 높은 일들을 했던 것도 아니었다. 

시스템이 고도화되지 못했기에 고도화되지 못한 시스템을 사람의 시간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이 나이 어린 신입들이었기 때문에 요령 있게 일하거나,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선임들이 아무도 없었다. 그저, 무식하다고 말할 정도로 시간을 통해서 해결하는 일을 했었다. 

그렇다고 회사는 천천히 갈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 경쟁자들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면 살아 남지 못한다는 생각에서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움직여야 했고, 밀리지 않기 위해서 일을 했었다. 

 

사실 되돌아보면 버텼다는 표현은 당시의 심정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나의 머릿속에는 누구보다 빠르게 승진해서 내 낮은 연봉을 조금이라도 올리고 싶은 욕심뿐이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더 티 나게 일을 했던 거 같다.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겠다는 일들도 그냥 내가 맡아서 했다. 

다른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일들도 그냥 내가 맡아서 했다. 

그렇게 일을 하면 분명 누군가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고, 인정받는 길이라고 생각을 했다. 

 

주변에 입사한 친구들이 3~4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것도 많이 지켜보았다. 

항상 그 친구들에게 조금만 더 버티면 좋은 날들이 올 거라고 이야기하면서 버티라고 이야기를 했었던 나였지만, 그 친구들이 나가는 걸 막지는 못했었다. 

 

나도 버티면서 일을 했었지만, 가끔씩 밀려오는 일들을 버티지 못하고 감정적으로 폭발하는 날들도 있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고생한 날들을 보상받지 못하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더 버텼다. 

 

3. 첫 평가, 팀장 승진

그동안의 고생에서 보상받은 것일까. 첫 평가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고 팀장으로 승진을 하였다.

1년 3개월 만의 첫 평가에 팀장 승진이라는 보상을 받은 것이다. 

길고 긴 터널을 지나서 빛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연봉도 많이 올랐다. 그동안의 고생을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그동안에 고생했었던 나에게도 스스로 고생하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되돌아보면 정말 기형적인 성장과정이었다. 

빠른 승진과 팀장이 된다는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기반을 튼튼히 다지지 못한 건물이 불안하듯이, 너무 빠른 승진은 기본기를 튼튼히 하는 과정을 만들어 주지 못했다. 

 

막내도 오래 하면서 막내로서 누려야 할 기회와 일들을 차근차근해 나가고, 중간 관리자로써 해내야 하는 역할들에 관해서도 배워야 하는 시간들을 충분히 배워내지 못했던 거 같다. 

그리고 팀장이라는 직책은 받기는 했었지만 팀장으로서 능력은 없었던 거 같다. 

팀원들에게 피드백을 해야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인지 몰랐다. 그래서 부족함을 더 느껴야 했고 힘들었던 시간이었던 거 같다. 

팀원들에게도 부족한 팀장을 만나서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그 당시에는 잘 몰랐다. 그 당시에는 어린 나이에 거만했었다. 

내가 잘난 사람이라고 느꼈고, 안 되는 것과 모르는 것들에 관해서 억지를 부렸던 거 같다. 

 

빠르게 올라가는 것은 정답을 찍어서 맞추는 느낌이다. 

어떻게 올라가는 것인지 아는 것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알고 제대로 된 정답을 적을 수 있다. 

 

4. 사람들은 빠른 길을 찾는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항상 느끼는 점은 나도 그랬지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빠른 길을 선택해서 가고 있는 계속 확인하면서 간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지금 걸어가는 길이 어떤 길인지 확인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각자가 걸어가는 길이 너무 다른데, 주변 사람들보다 빠른 길인지, 느린 길인지 확인하면서 걸어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길에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걸어가는 길이 느리다고 구태어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까 싶다.  

우리가 조심해야 될 것은 우리가 가는 길을 올바르게 선택해서 걸어가는 것이다. 잘못된 길을 걸어가면서 다시 되돌아오려면 그만큼 힘든 길이 없다. 

 

나의 첫회 사는 그런 느낌이다. 

빠른 길이라고 생각하고 나도 그 길에서 더 빠르게 걸어가기 위해서 노력했다. 

하지만 그 길을 빠르고 걸어 나고 나서는 너무 빠른 길을 선택했고, 나도 너무 빠르게 가는 바람에 주변에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을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하고 와버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되돌아갔고, 다시 되돌아간 길에서 다른 길을 찾는 과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지금의 나는 빠른 길을 선택하기보다는 내가 잘못된 길을 선택해서 가고 있는지를 계속 고민한다.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빠르게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보다는 나 스스로와 대화하면서 너무 느리지 않은지, 너무 빠르지 않은지를 계속 체크하려고 한다.

 

느리고 빠르고 체크하는 과정은 어렵지 않다.

그저 스스로에게 질문할 뿐이다. 오늘 하루, 한 주, 한 달, 한 해동안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 했냐고 물을 뿐이다. 또, 어제, 지난주, 지난달, 지난해보다 더 나은 내가 되었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그럼 내가 어떤 속도로 나아가고 있는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스스로가 체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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