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Book/내가 읽은 그 책

번아웃의 종말 _ 책 리뷰 _ 우리를 번아웃으로 몰아가는 사회

쿵야085 2023. 2. 2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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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의 종말 

책 리뷰 _ 우리를 번아웃으로 몰아가는 사회

 

도서명ㅣ번아웃의 종말 
부제 ㅣ우리는 일에 지치고 쓸모없다고 버려지는가
저자 ㅣ조나단 말레식
역자 ㅣ송섬별
출판사ㅣ메디치미디어
출판일ㅣ2023.02.13
페이지ㅣ352

 

 

 

저자 소개

저자 : 조나단 말레식

 

미국 댈러스 출신의 에세이스트이자 버지니아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전직 교수, 초밥 요리사, 주차장 직원이다. [베스트 아메리칸 에세이][베스트 아메리칸 푸드 라이팅][뉴욕 타임스][뉴 리퍼블릭][워싱턴 포스트] 등의 매체에 다수의 글을 썼다. [공공 영역에서의 사적인 믿음(Secret Faith in the Public Square)]으로 2009 포어워드 인디스(Foreword Indies) 종교 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역자 : 송섬별

 

이화여자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읽고 쓰기 위해 번역을 시작했고, 출판 번역을 시작한 이래 주로 여성, 성소수자, 노인과 청소년을 다루는 책에 관심을 가졌다. 앞으로 소수자의 삶을 이해할 있는 글을 많이 소개하고 싶다. 고양이 물루와 올리버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매달 글을 《파워북》이라는 지면으로 묶어내고 있다. 번역을 하지 않을 때는 수영을 하는 짬짬이 밀린 독서를 한다. 옮긴 책으로는 『패시지』, 『크루얼티』, 『당신 엄마 맞아?, 『애너벨』, 『다크 챕터』, 『너를 비밀로』, 『사라지지 않는 여름 1, 2 등이 있다.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 6

 

들어가는 말 · 8

 

1부 번아웃 문화

 

1장 모든 이가 번아웃에 시달리지만,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 37

 

2장 번아웃: 첫 2,000년 · 61

 

3장 번아웃 스펙트럼 · 95

 

4장 번아웃의 시대에 일은 어떻게 나빠졌는가 · 125

 

5장 일의 성인, 일의 순교자: 우리의 이상이 품은 문제 · 159

 

2부 반-문화

 

6장 전부 가질 수 있다: 좋은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 · 195

 

7장 베네딕트회 수도사들이 일이라는 악마를 길들이는 방법 · 227

 

8장 번아웃에 맞서는 다양한 경험들 · 261

 

맺는말 · 296

 

감사의 말 · 312

 

미주 · 316

 

옮긴이의 · 346

 

ㅣ 번아웃이란 무엇인가?

 

일을 하며 번아웃이라는 단어를 꽤 많이 들어온 거 같습니다. 힘든 프로젝트에 들어가거나, 오랜 기간을 일 해오다 보면 어느 순간 형광등의 불이 꺼져버린 것처럼 모든 것이 어두워지고 더 이상의 일에 진행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듯합니다. 번아웃의 뜻을 사전적으로 찾아봤습니다. 

번아웃 : 어떠한 활동이 끝난 후 심신이 지친 상태. 과도한 훈련에 의하거나 경기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아 쌓인 스트레스를 해결하지 못하여 심리적ㆍ생리적으로 지친 상태이다.

일을 진행하면서 쌓여가는 정신적인 피로감 혹은 육체적인 피로감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를 이야기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번에 읽기 위해서 택한 책이 '번아웃의 종말'인 이유는 내 삶 속에서도 여러 번의 번아웃이 찾아왔고 그 번아웃을 해결하지 못한 채 번번이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도망가는 방법을 택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금도 몇 번이고 번아웃에 대한 증상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저는 또다시 도망가버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 번아웃으로 도망가지 않는 방법을 '번아웃의 종말'이란 책에서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번아웃의 종말'은 저자인 조나단 말레식이 직접 경험한 번아웃에 대한 회고의 내용입니다. 어느덧 찾아온 번아웃을 저자는 어떻게 분석했으며 그 번아웃에 벗어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에 관해 적혀있습니다. 그런 그의 노력을 보고 있으면 저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눈이 보입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합니다. 번아웃 문화가 불러일으키는 문제는 전 세계 공통입니다. 세상 어디서나, 상사와 정치인, 비즈니스 전문가들은 노동자더러 일에서 성취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 세상 어디에서나, 노동의 조건은 이러한 이상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수많은 노동자가 매일 같이 이 이상과 현실의 간극 때문에 무리하고 있고,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대가를 치릅니다. 이런 문제 앞에서는 절망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한나라의 문화와 경제가 번아웃을 유발하는 힘은 실제로 너무나 거대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대한민국에서는 뉴스 기사가 나왔습니다. 주 52시간 근무지를 유연하게 운영하기 위해서 새롭게 개정한다는 내용의 내용이었는데요. 노동자는 의무적으로 일을 해야 하는 거대한 규칙 앞에서 또 다른 번아웃의 위기를 맞이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낙과주의를 담았다고 합니다. 번아웃 문화는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기 때문에, 이 문화를 뿌리 뽑고 그 자리에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인간의 힘으로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유급 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ㅣ 번아웃을 만들어내는 사회

 

이 책의 저자인 조나단 말레식은 대학교 종신교수라는 직업을 그만두기로 마음먹고 나서 본인의 커리어를 되돌아보며 '번아웃'이라는 단어만이 본인의 커리어에 대해 느끼는 분노에 찬 두려움을 설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번아웃은 사람들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일하는 사회적 환경의 문제다. 일터가 업무의 인간적 측면을 인정하지 않을 때 벙아웃의 위험성은 커지고 뒤따르는 대가는 크다."

책의 저자는 우선적으로 번아웃에 대한 단어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번아웃이라는 용어를 바라보는 저자와 사회적 문화는 모호하다고 합니다. 번아웃이 확실히 실존하진만, 그것을 우리가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스스로에게 이 진단을 지나치게 선뜻 내린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신부 들러리 번아웃이라거나 버닝맨 축제 번아웃이라거나 TV쇼 연속시청 번아웃같이 용어가 지나치게 얄팍하게 확산된 거 같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번아웃이라면 그 무엇도 번아웃이 아닌 게 되는 것입니다. 번아웃이 모든 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그것의 중요성을 입증하려 들수록 궁극적으로 그것은 일상의 좌절감에 녹아 사라져 보이지 않게 된다고 저자는 전합니다.

 

번아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그 자체로 하나의 현상이라는 것은 번아웃이 단순히 심리학적 문제가 문화적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이 문화를 이해하려면 먼저 그 역사를, 번아웃이 우려의 주제로 등장했다는 사실이 경제, 그리고 좋은 삶에 대한 시각 변화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ㅣ 번아웃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모든 사람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번아웃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말하는데요. 저자는 실제로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은 서로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번아웃이 어떤 사람에게 냉소주의라는 형태로 발현된다면 다른 이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번아웃을 겪을지 말지 선택할지 말지를 우리가 선택할 없는 것처럼 번아웃을 어떻게 겪을지 역시 우리가 정할 수는 없는데요. 특정한 스트레스에 우리의 신체와 정신이 반응하는 네 가지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방법은 우리의 몸과 정신이 과도하게 긴장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과도한 업무량 때문이든 부담스러운 정서적 요구 때문이든 일의 현실이 이상과 점점 어긋나는 동안에 점점 신체와 정신이 소진하게 되고 이를 통해 과도하게 긴장한 모습을 표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이상을 버리고 타협적 현실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이 경우 우리는 동료와 고객을 비인간화하게 되는데요. 또는 일의 사회적 의의를 포기한 뒤 그저 돈만 바라보며 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을 통해 우리는 냉소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세 번째 방법은 현실을 무시하거나 이에 저항하고 이상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실망하거나 분노하게 됩니다. 아니면 일에 무심해져 최소한의 일만 하게 됩니다. '무엇하러 굳이 그렇게까지 해? 어차피 실패할 텐데' 이렇게 우리는 비효능감을 느끼고 무가치한 존재가 된 기분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좌절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네 번째 방법은 이상과 현실을 둘 다 놓아버리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것 이상을 할 수 없게 된 우리는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어떤 노력을 해도 곧 소진되어 버립니다. 일은 그 어떤 가치도 없는 그저 잡무에 지나지 않습니다. 고갈된 것 같고 공허한 기분을 계속 느끼게 됩니다. 이때가 바로 번아웃이라는 것입니다. 

ㅣ 우리는 번아웃에 벗어날 수 있는가?

 

책을 읽는 내내 번아웃은 개인의 성향보다는 이 사회의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이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노력으로는 벗어나기 힘든 영역이 바로 번아웃인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번아웃에 벗어나기 위한 경험과 노력에 관해서도 소개합니다. 

 

개인의 측면에서는 우리는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환경이라고 했는데요. 책을 읽는 내내 번아웃을 겪게 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인간적이지 못하게 만드는 환경적 요인과 현재의 본인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타인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에 발생한다는 표현이 있었는데요. 우리가 모든 것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조금 더 인간적이고 번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환경이 된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것은 일의 일부분은 로봇에게 넘겨주자는 것입니다. 반복적이고 어렵고 힘들었던 많은 일들을 로봇에게 넘겨준다면 사람은 번아웃이라는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기계는 자율성이나 사생활이 필요 없습니다. 막말로 로봇에게는 존엄성이 없습니다. 사회에 속하는 것이 아니므로 사회에서 소외되지도 않습니다. 왜곡될 도덕적 품성도 없고 영원히 제한적 동작들을 반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초월을 갈망하지도 않고 진정한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고 있는지 걱정하지도 않습니다. 번아웃은 기계에게 맡겨두게 된다면 우리에게는 더 나은 할 일을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번아웃의 종말
번아웃은 우리가 직장에서 경험하는 압박과 불만을 이야기할 때 자주 사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번아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말 잘 모르기 때문에 이 담론은 지치고 절망하는 노동자들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나단 말레식은 그런 노동자 중 한 명이었고, 종신교수직을 그만두면서 고통에서 탈출했다. 그는 이 책에서 과학과 문학, 철학 등의 다양한 렌즈를 통해 번아웃을 파고들면서 왜 우리가 순교에 가까울 정도로 일에 높은 이상을 두려 하는지 그 기원을 추적하고, 지속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는 문화적인 헌신에 이미 저항하고 있는 개인과 공동체의 모습을 그려낸다. 또한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왜 일에 지치고 소외되고 쓸모없다고 느끼는지를 엄밀하게 조사하기 위해 교수라는 직업에 완전히 소진된 자신의 역사를 추적한다. 나아가 우리가 번아웃 문화를 극복하면서 일보다 삶의 중요성을 발견하는 데 필요한 지혜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저자
조나단 말레식
출판
메디치미디어
출판일
202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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