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Book/내가 읽은 그 책

축구 전술 혁명 _ 책 리뷰 _ 시대를 이끄는 감독들의 전술

쿵야085 2023. 3. 2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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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술 혁명

책 리뷰 _ 시대를 이끄는 감독들의 전술

 

도서명ㅣ축구 전술 혁명
부제 ㅣ축구 명장들의 지략 대결로 읽는
저자 ㅣ다쓰오카 아유무
역자 ㅣ이지호
감수 ㅣ한준희 
출판사ㅣ북카라반
출판일ㅣ 2023.02.22
페이지ㅣ352

 

 

저자 소개

저자 ㅣ 다쓰오카 아유무 (龍岡步)

1980년 가나가와 현 출생. 1993년 J리그 개막전에 충격을 받아 만 12세부터 매일 공책에 전술을 기록하며 철저히 연구했다. 28세부터 블로그 '축구 점장이 심심해서 쓰는 일기’를 시작, 예리한 고찰로 좋은 평가를 받아 현 스포츠X에 입사하였으며 스포츠X가 경영하는 후지에다 MYFC(J3)의 전술분석장으로 네 시즌 동안 재적, 현재는 JFL 승격이 목표인 오코시야스 교토 AC(간사이 1부)의 전술 겸 분석관이다.

역자 ㅣ 이지호

대학에서는 번역과 관계가 없는 학과를 전공했으나 졸업 후 잠시 동안 일본에서 생활하다 번역에 흥미를 느껴 번역가를 지망하게 되었다. 스포츠뿐만 아니라 과학이나 기계, 서브컬처에도 관심이 많다. 원서의 내용과 저자의 의도를 충실히 전달하면서도 한국 독자가 읽기에 어색하지 않은 번역을 하는 번역가, 혹시 원서에 오류가 있다면 그것을 놓치지 않고 바로잡을 수 있는 번역가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무집에서 살자》, 《식재 디자인 도감》, 《영국의 집》, 《IT 용어 도감 277》, 《수학은 어렵지만 확률·통계는 알고 싶어》, 《과학은 어렵지만 상대성 이론은 알고 싶어》, 《수학은 어렵지만 미적분은 알고 싶어》, 《축구의 멈추기 차기 절대 기술》, 《방 배치 도감》, 《유럽 명문 클럽의 뼈 때리는 축구 철학》, 《초록의 집》, 《원자핵에서 핵무기까지》, 《슬로 트레이닝 플러스》 등이 있다.

감수 ㅣ 한준희

1970년생으로 자연과학과 인문학, 스포츠를 두루 섭렵했다. 서울대학교 해양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과학사 및 과학철학 석사, 동대학원 박사과정 및 UMass Amherst 철학과 박사과정을 수학하였다. 2003년 MBC에서 축구 해설을 시작해 2005년부터 줄곧 KBS 축구해설위원으로 활약 중이다. 스페인 리그를 비롯한 다수의 리그들을 중계했고 FIFA 월드컵, 유럽선수권, 코파 아메리카, 아프리칸 네이션스컵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중계 경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 아주대학교 스포츠레저학과의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있으며 KBS의 각종 스포츠, 예능, 뉴스,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DAUM과 동아일보의 칼럼니스트이기도 하다. 감수한 서적으로 『더 팀, FC 바르셀로나』, 『한 권으로 끝내는 축구 전술 70』, 『펩 과르디올라 - 또다른 승리의 길!』 등이 있다.

 

목차

감수의 글 - 축구 전술 혁명의 구조
머리말

PART 1. 현대 축구의 놀라운 발전

Chapter 1. 펩 과르디올라는 현대 축구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가?
축구라는 스포츠의 불확실성에 도전하다 | 요한 크루이프의 가르침 | 팀의 ‘배꼽’에 있는 ‘4번’ | 펩의 패스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 ‘라 파우자’의 중요성 | 피치 위에 자신의 분신을 둔다 | 30년 전에 미래를 예견했던 크루이프 | ‘영원한 미완성작’을 이어받은 수재 | ‘재능’을 전제로 삼는 축구의 한계 | ‘5레인’, ‘하프 스페이스’의 가시화 | 선수의 ‘판단’에 메스를 대다 | 다음 행동은 상대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 수식화된 축구이기에 발생하는 취약성

Chapter 2. ‘타도 펩’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축구 전술의 역사
축구 전술의 진화는 어떻게 해서 일어나는가? | 펩(공) vs. 무리뉴(공간) | 펩(질서) vs. 클롭(무질서) | ‘차세대 차비’의 시장 가치는 급등했지만… | ‘무너트리기’가 어렵다면 ‘무너지도록 만든다’ | 바르셀로나에서 얻은 ‘게겐프레싱’이라는 아이디어 | 리버풀의 ‘외곽 봉쇄’ 수비의 이점 | ‘게겐프레싱 대책’의 대책 | 티아고 알칸타라의 가세가 의미하는 것 | 진화와 원점 회귀의 균형

PART 2. 현대 축구를 업데이트하는 지장들

Chapter 3. 조세 무리뉴 ~한 시대를 풍미한 ‘공간 관리’~
공간을 메움으로써 피치를 장악한다 | 선수 구성의 패키지화 | 무리뉴의 수완을 상징하는 ‘푸른 감옥’ | 펩 바르셀로나에 거둔 ‘완승’이 가져온 영향 | 호날두를 이용한 ‘살을 내주고 뼈를 치는’ 함정 | 시대의 변화에 따른 무리뉴의 두 가지 얼굴 | ‘3년 사이클’이라는 유통 기한 | 선수도 본능은 거스르지 못한다?

Chapter 4. 디에고 시메오네 ~새로운 시대의 무리뉴~
‘2강’을 상대로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투장 | ‘바깥’을 버리는 과감한 공간 관리 | 스트라이커+판타지스타의 조합에 집착하는 이유 | 장기 집권을 가능케 하는 ‘열정’ | 시대의 요청=5레인 대책 | 수동적인 전략의 한계

Chapter 5. 마르셀로 비엘사 ~광기의 축구 마니아~
‘사람’을 기준으로 삼는 능동적인 수비 | 약자의 대인 수비를 담보하는 메커니즘 | ‘전설의 경기’ 바르셀로나 대 빌바오 | 규격 외의 선수가 탄생하는 이유 | 마니아다운 지극히 체계적인 접근법 | 한일 월드컵의 쓰라린 실패 | 판타지스타와의 공존으로 | 5레인을 발전시킨 ‘레인 바꾸기’

Chapter 6.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프로빈차의 영웅~
‘갖지 못한 자’의 교본 | ‘+1’조차 버린 올코트 대인 수비 | 상식을 벗어난 센터백의 기습 공격 | 대인 수비 시대에 요구되는 ‘지성’ | 대인 수비 시대

Chapter 7.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시대를 역행하는 고전 전술~
피치 바깥의 ‘약자의 병법’ | 트렌드와는 무관한 선수들 | 플레이 스타일과 전술이 일치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비극 | 블루오션에 잠들어 있었던 재능 | ‘골을 넣을 수 있는 스트라이커’는 어디에 있는가? | 감독과 포메이션도 ‘역추세 매매’ | 이번에는 점유율 축구로 전환을 꾀하다

Chapter 8. 카를로 안첼로티 ~최고의 조율사~
발군의 균형 감각 | 판타지스타와의 결별 | 운명을 바꾼 지단과의 만남 | ‘레지스타’ 피를로의 충격 | ‘준우승 수집가’에서 ‘우승 청부사’로 | 판타지스타의 하드워커화 | 중견 클럽에서 보여준 원점 회귀의 집대성 | 레알로 복귀하다

Chapter 9. 지네딘 지단 ~명선수, 명감독이 될 수 있을까~
천재의 경험 | 정반대의 프로세스, 같은 해답 | 감독 지단은 선수 지단을 활용할 수 있을까? | 정해진 틀이 없는 팀의 강점 |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팀만의 전략

Chapter 10. 율리안 나겔스만 ~하이브리드형 축구의 기수~
포지셔닝과 스토밍의 융합 | ‘깊이’와 ‘폭’의 양립 | ‘가짜 풀백’을 대체하는 메커니즘 | 상대를 무너트리는 자동화된 움직임 | 액상화되는 스타일 | 조합의 ‘황금비’ | 우리는 역사적 전환점을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PART 3. 현대 축구는 어디로 갈 것인가

Chapter 11. 발롱도르를 통해 살펴본 시대별 ‘최고의 선수’
‘그 시대 최고의 선수는 누구일까’ |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절대군주의 시대(1980년대) | 지역 수비의 보급과 공격형 미드필더의 쇠락(1990년대) | 시대가 허락하지 않았던 10번 | ‘바깥’에서부터 무너트리는 윙어의 대두(2000년대) | ‘측면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활약하다 | 제로톱이라는 재발견(2010년대) | 리베로는 부활할 것인가(2020년대)

Chapter 12. 판타지스타란 무엇인가?
포지션 플레이에 판타지스타의 자리는 있는가? | 판타지스타는 인력을 조종한다 | 과도한 전술주의에 대한 카운터 | 3초 후의 미래

Chapter 13. 미래의 축구를 상상한다
힌트는 펩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시즌 | ‘마지막 퍼즐 조각’ 세스크의 가세 | 경악의 3-7-0 포메이션 | 기성관념을 파괴하는 바르셀로나의 3득점 | 미완성된 대성당, 또다시 | 궁극의 토털 풋볼

 

ㅣ 치열한 승부의 세계, 축구 전략

 

축구를 언제부터 진지하게 봤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월드컵 예선전에서 네덜란드와 5:0으로 졌었던 경기인데요.  그때가 2002년 한일월드컵 바로 이전 월드컵이었으니 프랑스월드컵이었던 거 같습니다. 그때 제 나이는 13살,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요. 지금 거의 20년이 넘었음에도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월드컵 예선 때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을 큰 점수차로 이겼고, 최용수, 황선홍, 홍명보 등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많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라 네덜란드 5:0 참패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당시에 저는 축구라는 스포츠는 각각의 포지션에 위치한 선수들의 역량에 따라서 경기의 향방이 갈리는 스포츠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좋은 선수가 생각되는 선수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큰 점수차의 참패는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4년 뒤 우리에게 5:0 참패를 안겨주었던 히딩크라는 대한민국 레전드 감독에 의해서 2002년 월드컵 4강이라는 신화를 달성하는 걸 보면서 축구는 단순히 선수만이 중요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2년 이후부터는 축구는 단순히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를 보는 것을 넘어서 감독들이 세우는 다양한 전략들의 승부임을 점점 알게 되었습니다. 똑같은 선수들을 데리고도 감독이 달라짐으로 인해서 경기력은 완전히 달라지는 걸 많은 경기들을 보며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무리뉴 감독이 FC포루투라는 팀을 이끌고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하는 걸 보며 출전팀 중의 상대적인 약팀임에도 불구하고 전략이 만들어 내는 기적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축구 전술 혁명>에 소개된 팀 중의 하나인 EPL의 레스터 시티도 바로 이런 전술적인 혁명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축구 전술 혁명>을 읽게 된 이유는 현대 축구에 있어서 선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술들을 이야기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축구는 그냥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는 것도 눈을 즐겁게 만들고 가슴을 뜨겁게 만들기 때문에 나름의 즐거움을 주지만, 감독들의 다양한 전술을 보는 것을 통해 뇌를 즐겁게 만들고, 기적을 만드는 모습을 통해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축구 전술의 혁명적 아이디어들은 이전에 존재했던 것들을 '재검토'하고 '융합'되며 '한층 진보된 스타일로 재창조'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어쩌면 축구 역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다양한 부류의 전술과 스타일이 역동적으로 혼재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전술과 전술, 스타일과 스타일이 격돌해 승패가 뒤바뀌는 일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최고 수준의 지도자들은 '무언가 더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까'에 관해 골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축구 전술의 전성시대에서 <축구 전술 혁명>은 분명 축구 전술의 이해도를 더 높여줄 것이라는 걸 읽는 내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축구용품 점장' 출신 전략 분석관이라는 이채로운 경력의 저자는  <축구 전술 혁명>을 통해 축구 전술사의 가장 뜨겁고 흥미로운 시기를 간명하고 통찰력 넘치는 구조로써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준희 해설 위원의 추천사에 나온 것처럼 저도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현재 전술에 대응하기 위한 '작용과 반작용'의 전술들입니다. 하나의 흐름이 전술로 자리 잡히면 그 반대되는 전술들이 나와서 대응하는 것입니다. 

 

ㅣ 펩 과르디올라의  현대 축구와 '타도 펩'의 관점

 

책을 읽는 내내 현대 축구에서의 타노스는 바로 펩 과르디올라라고 생각이 됩니다. 현대 축구 전술을 만들어 내는 최고 감독이 펩 과르디올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펩 과르디올라가 만들어 온 영광의 기록들이 그가 바로 현대 축구의 최고의 감독이라는 걸 증명하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까지 그가 걸어온 길들에는 무수히 많은 우승트로피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펩 과르디올라와 함께 하는 팀은 우승후보인 것이고 그 우승후보를 이겨 내기 위한 수많은 도전자들만 존재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마치 어벤저스의 수많은 히어로들이 타노스를 이기기 위해 도전하는 듯한 그림입니다. 

 

2008년  펩 과르디올라가 취임한 뒤의 바르셀로나는 타이틀 수라는 결과의 측면에서나 다른 팀들을 압도하는 1강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를 쓰러트리지 않고서는 시대의 패권을 차지할 수없다는 것이 당시 전 세계 축구팀의 공통적인 인식이었다고 하는데요. 유럽의 모든 팀이 '타도 바르셀로나'의 가치 아래 하나가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펩과 무리뉴. 2010년대 전반의 축구 전술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 두 감독이 가진 축구라는 경기에 대한 철학은 완전히 대조적이었다고 하는데요. 펩은 공을 전제로 축구를 생각합니다. 공을 지배함으로써 상대팀을 지배하고, 나아가 경기 자체를 지배한다는 것이 펩의 생각입니다.
한편 뮤리뉴는 공간을 지배함으로써 상대 팀과 경기를 지배하려고 합니다. 이는 그의 수많은 발언을 통해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원에서 공을 돌릴수록 상대에게 공을 빼앗길 확률이 높아진다", "우리는 공을 소유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에게 선물했고, 그들이 공을 소유한 것에 행복해하는 사이에 공간을 닫았다." 무리뉴는 이런 취지의 발언을 수없이 했습니다. 공을 지배하고 원하는 대로 움직이면 자신들의 힘으로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펩과, 공간만 봉쇄해 놓으면 결국 공을 빼앗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무리뉴. 두 감독의 대결은 결국 공의 지배와 공간 관리의 싸움이었던 것입니다. 
이 둘의 싸움은 콰트로 클라시코를 통해서 어느 정도 결론이 나게 되는데요. 경기 결과는 1승 2 무 1패로 동률이었지만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했고, 리그에서도 승점차이를 유지하며 여유롭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공을 지배함으로써 경기를 지배하고 싶어 하는 펩에게 공을 넘겨준 전술을 사용한 무리뉴의 전술은 자살행위 같았던 것이라도 저자는 분석하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펩에게 맞선 감독은 바로 클롭이었습니다. 펩이 공을, 무리뉴가 공간을 지배하려 항 대 비해, 클롭의 전술은 시간을 지배하려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지론은 "축구에서 가장 무방비 상태가 되는 때는 공을 빼앗긴 순간이다"였으며, 이를 뒤집어서 생각하면 '공을 빼앗은 순간이 골을 넣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라는 의미가 된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것이 바로 축구의 일면을 정확히 파악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데요. 펩의 축구에 맞설 때 처음부터 공을 넘겨줘 버리면 펩이 원하는 템포로 질서로 지배하는 경기가 진행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입니다. 펩의 철웅성 같은 승리 패턴을 무너트리려면 그들의 질서를 파괴하고 축구가 본래 지니고 있는 무질서를 되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축구에서 가장 무질서한 순간은 공수가 전환되는 순간입니다. 클롭은 이 순간을 지배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무명이지만 젊고 빠른 선수들을 모아서, 공을 빼앗긴 순간에는 즉시 다시 빼앗아 역습하는 플레이를 반복했습니다. 이런 특수한 훈련을 철저히 거드함으로써 공수가 전환되는 국면에 특화한 팀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두 감독의 맞대결은 독일에서는 클롭이 3승 1 무 4패를 거둔 것으로 막을 내렸으며, 프리미어리그에서는 클롭이 6승, 펩 5승(2021년 기준)으로 클롭의 약우세인, 과연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저자는 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최근 10년 동안의 전술 트렌드 추이를 되돌아보면 '공'과 '공간'의 쟁탈전이라는 단순한 구도에서 경기의 '질서'와 '무질서'를 둘러싼 공방이라는 구도로, 더욱 전술적이고 메타적인 진화를 이룩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ㅣ 기적을 만들어 낸 레스터 시티 FC

 

EPL을 자주 보시는 분들이라면 분명 2015-16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낸 레스터 시티 FC를 기억하실 겁니다. 우승후보라고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레스터 시티가 쟁쟁한 팀을 모두 이겨내고 결국 우승이라는 대업적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책에서는 이 레스터 시티가 우승할 수 있었던 전술에 관해서도 설명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기적을 만들어 낸 팀의 이야기이다 보니 다른 팀의 전술 이야기 보다 훨씬 더 몰입감 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레스터의 프리미어 우승은 선수 연봉 규모가 프리미어리그 20팀 가운데 17위에 불과한 '갖지 못한 자가'가 일으킨 기적이었습니다. 그런 레스터의 특별한 점은 우승도 우승이지만 우승한 뒤에도 안정적으로 10위  이내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2-23 시즌에는 조금 낮은 순위를 보여주고 있지만 우승한 이후에도 5 시즌 동안에 12위, 9위, 9위, 5위, 5위를 했습니다. 이러한 약진의 요인은 그들이 사용하는 '약자의 병법'에 있습니다. 이적 시장에서 선수를 보강할 때 '약자의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레스터가 보여주는 보강 전략의 독자성은 우승한 시즌보다 오히려 우승 직후의 동향에서 현저하게 드러납니다. 레스터는 의도적으로 트렌드와 정반대 길을 걸었습니다. 시장에서 "시대에 뒤떨어졌다"라고 평가받는 선수를 모으는 역추세 매매를 통해 '약자의 병법'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승은 했지만 주력 선수들이 시장 트렌드와 달랐던 까닭에 빅 클럽의 표적이 되지 않았습니다. 

 

우선 골키퍼의 경우에는 당시 시대의 트렌드는 점유율 축구에 적응할 수 있는 이른바 ' 볼 플레잉 키퍼'에 대한 수요가 높았습니다. 발재간이 뛰어나 '11번째 필드 플레이어'로서 골대로부터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골키퍼는 분명히 점유율 축구에 필요한 이상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나 골키퍼의 발재간이 주목을 받는 한편 본래 골키퍼에게 필요한 기초적인 스킬이 과소평가되는 흐름도 만들어졌습니다. 레스터의 골키퍼인 카스퍼 슈마이켈은 결코 발재간이 뛰어난 현대적인 골키퍼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골문을 지킨다'다라는 골키퍼의 본분에 충실할 때,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잠재력을 지고 있었습니다. 골대 앞에서의 플레이에 전념할 수 있게 된 카스퍼는 발군의 안정감을 발휘했고, 2016-17 시즌에는 선수들이 뽑은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센터백도 골키퍼와 마찬가지지로 점유율 축구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후방에서 패스를 연결하는 기술이 필수라는 분위기가 강했으며, 아울러 하이 라인 전술을 가능케 하는 빠른 속도도 요구되었습니다. 그 결과 이 두 가지 능력을 겸비한 센터백의 시장 가치가 급등했습니다. 레스터는 이런 시대에 뒤떨어진 장인 기질의 센터백에 주목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부동의 주전이었던 로베르트 후트와 웨스 코건이라는 '투박함'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콤비는 레스터의 센터백으로서 최적임자였습니다. 특히 후트는 첼시에서 레스터로 임대 이적한 순식간에 주력 선수로 자리 잡으며 큰 활약을 펼쳤습니다. 클럽의 예상대로 팀의 전술과 후트의 플레이 스타일은 완전히 일치했습니다. 후트는 이적 이듬해인 2015-16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레스터시티의 성공을 이끌었던 에이스 스트라이커인 제이미 바다의 성공 스토리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일지 모릅니다. 바디는 공장에서 일하면서 세미프로 선수로 플레이를 계속했던 입지전적 인물로, 레스터는 2012년 5부 리그에서 그를 영입했습니다. 그 후의 활약은 모두가 아는 대로이지만, 바디의 득점력이 없었다면 레스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절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레스터가 세운 전략의 확실성은 우승한 뒤에도 꾸준히 안정된 성적을 남김으로써 증명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2019-20 시즌에 레스터가 또다시 과감한 '약자의 방법'을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클롭 등의 대두로 '스토밍' 스타일이 프리미어리그의 전술 트렌드가 되기 시작한 이 시즌에 레스터는 흥미롭게도 자신들이 공을 지배하는 스타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레스터의 역추세 매매 전략이 이번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되었는데, 시즌을 마친 뒤의 결과는 5위였습니다. 젊은 선수들은 탐욕스러운 자세로 새로운 도전에 임했으며, 더는 뒤가 없는 로저스도 팀을 훌륭히 통송했습니다. 점유율 축구로의 전환은 멋지게 성공했고, 레스터는 자신들의 클럽 전략의 확실성을 또다시 증명해 보였습니다. 

 

ㅣ 판타지스타는 현대 축구에 남을 수 있는가?

 

책의 마지막파트는 현대 축구는 어디로 가느냐에 관한 글이었는데요. 현대 축구의 흐름으로서 포지셔닝과 스토밍이 격돌하고 이윽고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살펴봤는데요. 고도로 업데이트되어 가는 축구라는 스포츠에서는 고속화와 그에 따른 플레이의 자동화가 점점 가속되어 갈 것입니다. 저자의 말대로 이런 진화 과정에서 선수 개개인의 '번뜩이는 플레이'나 '창조성'이라는 것이 개입할 여지가 남아 있을까요?

 

포지션 플레이란 선수의 판단을 반쯤 자동화함으로써 누가 경기에 출장하더라도 일정한 아웃풋을 기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하는 전술입니다. 스토밍은 선수가 판단할 여지(시간)를 극한까지 깎아내 달려야 할 공간과 노려야 할 플레이를 자동화하는 전술입니다. 누가 출장하든 일정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은 '평범한 선수'를 잘하는 선수로 보이게 한다는 부차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플레이를 만들어 내는 특수한 개인은 소외되어 버리지 않을까 걱정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로 아래와 같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포지션 플레이에 판타지스타의 자리는 있는가?"

 

그럼 판타지스타란 무엇일까요? 이탈리아어로 상상을 의미하는 '판타지아(fantasia)'에 사람을 의미하는 접미사'-ista'를 붙여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사람 = 판타지스타'가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계 각국에 이와 비슷한 말이 있는데, 브라질에서는 '크라키' 등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1990년대 당시 세리에 A가 절대적인 인기를 자랑했던 까닭에 이탈리아어인 '판타지스타'가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판타지스타는 상상을 뛰어넘는 플레이어를 보여주는 선수라면 판타지스타라고 부르면 되는 것입니다. 

 

우선 저자의 결론에 따르면 판타지스타는 현대 축구에도 남아 있을 거란 것입니다. 우선 판타지스타가 있다면 개인기로 상대의 추진력을 반전시킬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압박이라는 팀 전술을 개인의 힘으로 타개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판타지스타란 상대의 의표를 찌름으로써 팀 전체의 추진력을 조종할 수 있는 존재를 가리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또한 판타지스타를 저지하기 위해 만든 전술이 판타지스타를 필요로 하지 않은 흐름을 만들어낸 시대가 있었는데요. 필요한 것은 '개인의 번뜩이는 플레이'가 아니라 '조직적인 하드워킹'이라는 생각을 절반쯤 맹신했던 것입니다. 그러한 전술주의 사상은 이윽고 판타지스타 불필요론이라는 논쟁까지 불러일으켰고, 실제로 로베르토 바조나 지안프랑코 졸라 같은 스타들이 피치 위에서 쫓겨났습니다. 그렇다면 이후의 축구 역사에서 판타지스타는 모습을 감췄을까요? 아닙니다. 과도한 전술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시대는 다시 판타지스타를 원하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 판타지스타가 없는 피치에서 시간과 공간을 극한까지 줄인 팀들이 맞붙었을 때 경기가 교착 상태에 빠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서로 공을 빼앗더라도 그 순간 상대의 압박을 받아서 다시 공을 잃어버릴 뿐 국면을 타개하지는 못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역시 판타지스타의 창조성이 필요하기에 시대는 판타지스타를 조합한 조직화의 흐름으로 전환되어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축구라는 스포츠의 매력과 판타지스타의 관계에 관해 고찰해 본다면, 판타지스타는 축구라는 스포츠가 전 세계에서 이렇게까지 사랑받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서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한번 상상해 보기 바랍니다. 판타지스타라는 존재가 없는 축구를. 참으로 따분한 경기가 되어버리지 않을까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축구 전술 혁명
《축구 명장들의 지략 대결로 읽는 축구 전술 혁명》은 펩 과르디올라, 위르겐 클롭, 율리안 나겔스만, 조세 무리뉴, 디에고 시메오네, 마르셀로 비엘사 등 현대 축구에 놀라운 혁신을 가져온 세계적 감독 10명의 축구 전술을 ‘작용과 반작용’의 관점에서 분석 정리해 점점 복잡하게 진화 중인 현대 축구를 보다 흥미롭게 관전할 수 있게 돕는 책이다. ‘공의 지배’에 주안점을 둔 요한 크루이프의 전술을 계승해 현대 축구를 혁신시킨 펩 과르디올라의 ‘포지션 플레이’와 ‘공간의 지배’를 앞세워 펩의 전술을 돌파하려 했던 조세 무리뉴, 그리고 ‘게겐프레싱’과 ‘스토밍’이라는 강력한 압박과 역습 전술로 ‘질서와 무질서의 대결’로 몰고 갔던 위르겐 클롭 등 현대 축구 전술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온 축구 명장 10명의 전술 아이디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또한 이 책은 그해 최고의 축구 선수를 선정하는 ‘발롱도르’ 역대 수상자들의 면면을 통해 축구 전술 트렌드가 수상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10년 주기의 시대별 특징을 통해 분석하고 있으며, 전술 변화에 따른 판타지스타의 존재 의미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전술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의 축구 전술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과감한 예측과 상상에 기반한 전망까지 수록하고 있다. ‘작용과 반작용’의 구조로 현대 축구의 역동적인 전술 진화 양상을 총정리한 책 지금은 축구 전술의 혁명적 아이디어들이 재검토되고 융합되며 한층 진보된 스타일로 재창조되는 시대이다. 어쩌면 축구 역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다양한 부류의 전술과 스타일이 역동적으로 혼재하는 시대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현대 축구 최신 전술들의 대결과 성패의 국면을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구조로 분석하고 있다. 가령 ‘공을 지배하면 공간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 펩 과르디올라와 ‘공간을 지배하면 언제든 공을 빼앗아 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조세 무리뉴의 대립이 있었고, 선수들에게 ‘자동화된 질서’를 주입해 승리를 추구하는 펩의 전술과 ‘의도적인 무질서’로 몰아감으로써 승리를 추구하는 위르겐 클롭의 대립이 이어졌다. 또한 모든 팀이 ‘공을 잘 다루는 선수’를 원할 때 ‘신체 능력 좋은 하드워커’를 영입하거나 모두가 ‘지역 방어’를 상식처럼 여길 때 ‘대인 방어’로 의표를 찔러 성공을 거두는 ‘약자의 병법’도 존재했다. 이 책은 이러한 ‘작용과 반작용’의 구조를 바탕으로 현대 축구의 다양한 전술 트렌드를 설명하면서 주목할 만한 전술적 국면을 총망라해 정리하고 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전술 트렌드 변화와 한 시대를 풍미한 판타지스타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다 이 책에서는 현대 축구의 흐름으로서 ‘포지셔닝’과 ‘스토밍’이 격돌하고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이며 이 둘의 융합을 꾀하는 ‘하이브리드’형으로 진화하는 최근 10년간의 현대 축구 전술 변화 과정을 살폈다. 또한 그해를 대표하는 축구 선수를 선정하는 ‘발롱도르’ 수상자가 시대별로 어떻게 변해왔는지 분석함으로써 지난 40년 동안의 전술 패러다임의 양상을 설명한다. 1980년대에는 미셸 플라티니로 대표되는 ‘공격형 미드필더’의 시대였지만, 1990년대에는 아리고 사키의 ‘지역 압박 수비’가 보급되면서 판타지스타의 영향력이 감소했다. 2000년대에는 호나우지뉴 등 측면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윙어’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2010년대에는 무리뉴의 ‘측면 봉쇄 수비’ 전술로 공간이 사라지자 포지션에서 해방된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제로톱’ 또는 ‘가짜 9번’이 한 시대를 풍미했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마라도나, 메시처럼 역대급 활약을 펼치는 판타지스타의 존재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포지셔닝이나 스토밍을 중시하는 전술이 대세를 이루면서 판타지스타의 번뜩이는 창조적인 플레이가 소외된 모습을 보인 측면도 있다. 저자는 앞으로의 축구에서는 포지셔닝이나 스토밍 같은 고도의 전술과 판타지스타의 공존이 실현되는 이상적인 미래를 예견한다.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 시절 마지막 시즌에 펩 과르디올라가 선보였던 3-7-0 포메이션을 분석하면서 포지션 개념이 유명무실해지며 포메이션에서 해방된 궁극의 토털 풋볼로 진화하는 미래의 축구를 조심스럽게 상상한다. 특이한 이력을 가진 축구 마니아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축구 전술의 역사를 분석하고, 미래의 축구를 전망하다 이 책의 저자는 ‘축구용품 점장’ 출신이라는 이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어린 시절 J리그 출범 개막식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뒤 매일 J리그 각 팀의 포메이션과 감독의 선수 기용, 전술 등을 공책에 기록하며 축구에 빠져 살다가 축구를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유럽과 남미 등 해외 원정 관람을 다니며 축구에 대한 내공을 쌓았다. 이후 한 축구용품점의 인터넷 점장으로 일하며 ‘축구점장의 따분한 일기’라는 블로그를 개설해 축구 관련 글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이 블로그에 연재된 축구 전술 분석 글이 축구 팬들로부터 화제를 모으면서 비선수 출신임에도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J리그 3부 구단인 후지에다 MYCF의 전술 분석관에 발탁되었다. 이후로도 축구 전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바탕이 된 예리한 분석 글을 꾸준히 집필하고 있으며, 현재는 오코시야스쿄토 AC의 전술분석관으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재의 축구 전술 진화 과정을 정리하는 한편, 이를 통해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래의 축구 전술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예측하는 내용까지 담았다. 축구 마니아의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축구 전술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담긴 이 책을 통해 현대 축구 전술 전반에 대한 이해는 물론 축구 경기를 바라보는 안목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저자
다쓰오카 아유무
출판
한스미디어
출판일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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